[Library]2012. 12. 23. 01:03




던지고 싶은 질문이 있다.

친구의 메신저 대화명이 "100%"라면 친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친구에게 "만났구나?" 류의 문장을 던졌고,

그 친구는 내게 이렇게 묻는 사람은 처음이라고, 대부분 어떤 목표를 달성하였구나~ 생각한다고 했다.

사실 친구는 만난 것이 맞았다. 정확히 말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것이 맞았다. 


이후로 가끔 생각을 한다. 나는 목표지향적인 사람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남들이 "100%"를 보면 목표달성을 떠올린다고 하니, 나도 그런 척이라도 해야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


그래도 내게 100%란 결국 이런 의미일 것이다.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남자아이를 만나는 일, 100퍼센트의 친구를 만나는 일. 100퍼센트의 사람을 만나는 일...

내게 100퍼센트는 늘 목표가 아니라, 사람일 것이다. 사람은 쉽사리 변하는 존재가 아니므로.


나에게 100퍼센트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것은 어렸을 때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이다.

"4월의 어느 해맑은 아침, 100퍼센트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제목만으로도, 참, 잊기 힘든 "100퍼센트"이지만, 소설을 읽고 난 이후에 내가 "100%"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그런 소설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걸작선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문학사상사 펴냄 | 1992-11-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
가격비교


아주 짧은 단편이고, 그리고 블로그 등에 많이 올려져 있으므로, 혹시 읽어보지 못하셨다면, 제목으로 검색해 보실 것을 추천!


facebook의 like가 잔뜩 붙게 되는 그런 이야기나 그림이 있지 않은가? 인연이라면 언젠가는 돌고 돌아 만나게 된다고,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마치 영화 Serendipity 처럼 결국은 만나게 될 것이라고, 그러니 너무 낙담하지 말라는 그런 이야기는 늘 존재해 왔다.


하루키가 그 100%의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냈는지는 비밀이다, 말해주면 김새서 읽어보기 싫어질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한번쯤 읽어봐도 좋겠다 싶다. 혹시 친구가 메신저 대화명을 "100%"로 바꿀지도 모르고,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이 100%로 바꿀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 100% 이야기를 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100퍼센트

아티스트
보드카레인
앨범명
Flavor
발매
2008.11.13
배경음악다운받기듣기



나는 보드카레인의 보컬의 목소리를 꽤 좋아하는데, 어느날 보드카레인의 신곡 100퍼센트를 듣고, 이건 하루끼의 바로 그 소설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날 기사에서 그 소설을 모티브로 한 곡이라는 인터뷰를 보고는 기분이 좋아졌었다. 

나 말고도 누군가에게 100퍼센트란 것이 그 100퍼센트라니까! 라는 생각 덕분에~!




한 번쯤 100%에 다른 의미가 있음을, 많은 단어들에 수많은 의미가 있을 수 있음을, 이야기 하고 싶은 어느 겨울밤이다.



Posted by Sophie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