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os:One Day One Sentence]2023. 3. 15. 11:54

2023.3.15

흥, 그까짓 건 아무것도 아닌데 뭘.
권력을 손에 쥐고 있는 너희들은 돈으로 얻을 수 있는 수단밖엔 못 가지고 있지만,
우리처럼 권력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헌신으로 얻을 수 있는 수단이라는 걸 가지고 있단 말이다

헌신이라고요? 빌포르가 웃으며 물었다.

그렇다. 헌신이다. 희망으로 불타는 야심을 점잖은 말로 그렇게 부르는 거다



<몬테크리스토백작> 알렉상드르 뒤마, 오증자 옮김, 민음사, 1권 pp197-198


파주 북스테이 지지향에 머물러 오면서 내 책은 가져오지 않았다. 재미있겠도 나는 오랜만에 고전 소설을 읽게 되었다. 내가 늘 위로 받은 클래식!

Posted by Sophie03
[odos:One Day One Sentence]2023. 3. 11. 00:40

2023.3.10

남과 비교하기보다는
어재의 “자신”보다
오늘의 “내”가 더 나아지기 위해

<틀 밖에서 놀게 하라> 김경희 저, pp18-19




Posted by Sophie03
[odos:One Day One Sentence]2023. 2. 26. 01:14

2023.2.25

우리는 늘 시험 삼아 살아본다.
삶은 무엇보다 일종의 실험이다.
삶은 목표를 향해 직선으로 쭉 나아가는 게 아니라 에둘렀다가 훽 질러가고 똬리 속에 이전의 과정을 품는다.
우리는 이렇게 기간도 각기 다르고 치열함도 각기 다른 삶의 시기들을 거친다.
플라톤은 시작은 “신이고, 그 신이 인간 사이에 머무는 한 모든 것을 구한다”고 했다.
다시 하는 시작은 영혼이 굳어지거나 쇠잔하지 않도록 불어넣는 입김과 같다.
다시 시작할 수 있기에 등반가는 진이 다 빠졌는데도 조금 더 기운을 내고, 낙담한 연구자나 학생은 끝까지 노력을 기울이고, 투시는 불의에 맞서 싸우고, 기업인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다.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pp89-90


23년 New year’s resolutions 중 하나가 매일 블로그에 글을 남기자 였다. 기록되지 않은 나의 시간이 속절없이 흐르는 게 싫어서였다. 나의 시간들을 당시 작성한 보고서나 데이터 분석으로만 기억하는 것도 싫었다.
그런데 의외로 다시 시동을 거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내가 살기 위해 내재된 생각들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글을 쓰기로 하고 또 one day one sentence를 갑자기 결심하게 되면서 어쨌든 매일매일 글을 남긴다. 비록 어느 작가의 글일지라도. 비록 잠들기 직전에 겨우 하는 경우가 많더라도.
어느 순간 odos 는 나의 명상, 나의 묵상, 나의 반성 같은 것이 되겠지만 그래도 부릉부릉 다시 시동을 걸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왠지 기분 좋은 요즘이다. + 나의 예전 글들을 다시 보는 즐거움도 좋은 요즘이다.

Posted by Sophie03
[odos:One Day One Sentence]2023. 2. 25. 00:52

2023.2.24

하지만 커다란 변화에 대한 환상은 주로 자기 삶의 조건을 견디기 위한 수단이다.
그런 환상이 오히려 현 상태를 강화한다.
불평할수록 그 상태에서 잘 버틴다.
우리는 아무 것도 바꾸지 않기 위해서 불평하는 것이다.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pp70-71


정신없이 바쁘다는 핑계를 대지 않기 위해 고관절 스트레칭 하면서 책 읽는 중. 나의 사랑하는 책을 그동안 너무 띄엄띄엄 읽어온 듯하다. 요즘은 의식적으로 책을 잡으려고 한다. 언제나 처럼 다양한 여러 책을 동시에 읽는 중인데, 이 책의 구절들을 자주 odos에 올리는 것은, “아직 오지 않은 날들”때문인가.

Posted by Sophie03
[odos:One Day One Sentence]2023. 2. 24. 01:21

2023.2.23

‘이해하기 쉬운 것’이 대접받는 세상이다. 극단적이고 선정적인 의견을 짧고 시원하게 외치는 사람이 인터넷에서 팔로워를 모으기 쉽다.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이나다 도요시 지음, p76


Posted by Sophie03
[odos:One Day One Sentence]2023. 2. 24. 01:12

2023.2.22

60세 이후의 아름다운 삶에 대한 모델이 별로 없기에 각자가 그 삶을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피터팬처럼 어른이 되기 싫은 어린이, 늙기 싫은 늙은이다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p59


Posted by Sophie03
[odos:One Day One Sentence]2023. 2. 21. 18:32

2023.2.21

여기서 문법적 범주의 미래와 실존적 범주의 미래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실존적 미래는 우발적이지 않은, 원하고 욕망했던 미래를 의미한다.
어떤 미래는 감당해야 하는 것이지만 또 다른 미래는 만드는 것이다.
전자의 미래는 수동적이지만 후자의 미래는 의식적 활동이다.
내일은 춥거나 비가 올 수도 있지만 내일 날씨에 상관없이 나는 작정한 대로 여행을 떠날 것이다.
오래오래 그냥 살아 있기만 할 수도 있지만 마르틴 하이데거가 말하는 의미로 실존할 수도 있으려나?
하이데거는 존재자와 언제나 미래에 기투하는 실존자를 구분한다.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pp23-24



요즘의 나는 실존적 미래를 생각은 하지만 열망하지는 않는 것 같아, 그럼 실존적 미래는 내게 오지 않을 것 같은데… 삶의 무게가 요즘은 참 무거움.


Posted by Sophie03
[odos:One Day One Sentence]2023. 2. 20. 14:57

2023.02.20

친애하는 산 자들이여.
이 행위의 배경에는 하나의 외침이 있습니다.
"그는 남들과 다르게 죽음을 맞이할 자격이 있다.
왜냐하면 그는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우리는 존재 사이에 위계질서를 만들지 않도록 늘 경계해 왔습니다.
사자도 개미와 똑같이 죽음을 맞이합니다.
죽음은 성스러운 것도, 영광스러운 것도, 감춰야 할 것도, 다른 어떤 것도 아닙니다.

죽은 자를 산 자들과의 연결 고리에서 제외하는 날,
죽은 자들의 영광을 위해 궁전을 세워 주는 날,
죽은 자를 위해 복수하는 날,
죽은 자의 위대함을 감추는 날...
세상은 사라질 것입니다. 

죽음은 단순히 상태의 변화일 뿐입니다.
구성과 해체.태어나고, 죽습니다.
더도 덜도 없습니다.
눈물도, 드라마도 필요 없습니다.

여러분에게 바랍니다.
가볍게 살아갑시다.
죽음을 탄생만큼이나 순수한 사건이 되게 합시다."


<표범이 말했다> 제레미 모로 지음, pp1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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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나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글이다. 언젠가의 나 자신을 위해 같이 기록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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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연히 본 이 글귀 때문이었다. 어디서 나온 구절인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어디선가 본 사진, 내가 찍은 사진 아님.

#2
이 책 이었다. 심지어 동화로 분류 되는 책.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더라면 헤르만 해세의 데미안 처럼 오래오래 머릿속에서 맴돌았을 거야. 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게 영향을 미친 책들을 몇해에 한번씩 읽는다. 그러면서 내가 왜 이 책에 반했는지, 이 구절을 왜 적어두었는지 다시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나이를 먹어가고 있고 어느 면에서는 성숙해 졌지만 어느 면에서는 둔감해 졌음을 깨닫게 된다. 그 책들을 읽는 건 나에 대한 성찰이다. 그리고 이 책이 출간된 건 너무 최근이라 가능성은 없지만 내가 어렸을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이 책도 그 나만의 마스터피스 컬렉션에 들어갔을 거야. 라고 생각했다. (따님들이 자꾸 이 예쁜 책을 보여 달라는데 이 책은 엄마 책이라며 내 곁에 두고 있다. 결국 나의 마스터피스 컬렉션이 되는 건가) 
#3~8


그 문구의 출처는 이 페이지였다. 
내 친동생의 생일에 내 오랜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 나는 이제 내 오랜 친구의 기일을 절대 잊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구성과 해체, 죽음과 탄생. 결국 일맥 상통한다. 요가철학에서는, 이생을 다한 영혼이 시간이 되면 아기로 태어난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다가 나는 그 철학이 생각났다. 영원히 머무르는 것은 없다, 다시 돌고 돈다. (나는 카톨릭 신자지만 업장소멸의 꿈을 가지고 있다, 선을 행하라는 보편적 진리는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나는 늘 생각한다. 문화와 언어, 시대가 다르기에 각자의 언어로 설명하는 것일뿐, 일흔일곱번이라도 뺨을 내주어야… 업장 소멸 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이 페이지가 마지막 이야기가 아니다.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된, 그러나 너무나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 이야기의 끝이 이 페이지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상실의 아픔은 남은 자의 몫이다. 

여러분께 바랍니다 
가볍게 살아갑시다
죽음을 탄생만큼이나 순수한 사건이 되게 합시다

이 책을 읽고도 한동안 누구에게도 그 감상을 말할 수 없었다. 그런데 나는 안다, 내 삶을 살아내는 것이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는 것. 그 답을 나는 언제나 처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정어리떼.

Posted by Sophie03
[odos:One Day One Sentence]2023. 2. 20. 01:59

One day one sentence를 해보려고 한다. 나를 살리기 위해. 내 시간을 살아내기 위해. 그냥 나를 위해.
아직 잠들지 않았으므로 아직은 2월 19일 일요일.

2023.02.19

우리는 생각을 선택하지 못합니다. 그 생각이 어떤 양상을 취할지도 통제하지 못하지요. 다만 어떤 생각은 더 오래 품으며 고취할 수 있고, 어떤 생각에는 최대한 작은 공간만을 내줄 수도 있습니다. 마음속에 불쑥 떠오르는 생각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믿을지 말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p61



명상을 하다 보면 어떤 생각들은 걷잡을 수 없이 내 머릿 속을 헤집고 들어와 마음대로 증폭하며 감정을 호도할 때가 있다. 나는 명상에 있어 늘 초심자와 같아서 아마 그렇겠지.
그 생각들에 동조하지 않기 위한 나만의 전투를 하다 보면 명상시간이 어느새 흐른다. 그래서 명상을 좋아한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불길한 생각들과 한판 승부를 벌일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 시간들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Posted by Sophie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