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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엄마이야기]2024. 3. 18. 20:01



초3의 영어학원을 끊은지 이제 5개월차.
6살 유치원에서 연계된 영유애프터부터 시작해서 약 4년을 다니다가,
지난 가을에 손톱을 물어뜯은 것을 보고 중단시켰다.

회사를 다닌다는 이유로 시간의 공백을 학원으로 메꾸다 보니 발생한 결과.
아이가 내게 처음으로 고백하던 순간의 공포를 나는 보았다.
선생이 빨리 나가야 하는 진도를 강압적으로 나갔다.

내내 쉬다가 겨울에 잠시 영어공부를 시키려고 했는데,
보니까 상황이 안 되었다. 아직은 아니었다.

아이는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않고 있었고 (학원을 끊었으니 끝이다)
그즈음 받아든 영어교과서는 abc부터 시작한다니 더 그랬다.
그래서 동영상을 좀 보라고 했지만 그것도 뭐 몇번 보고 말았다.

그러나 물론 AI폰이 있어서 말을 하는 순간에 번역을 해주지만,
언어를 알면 알게 되는 문화적 뉘앙스에 대해 여러번 이야기 해줘서,
생각해 보면 이번에도 좀 강압적인 듯 하지만
영어일기 책을, 이번주말에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하루에 한장씩 나가는 일정으로 생각했다가, 생각해 보니, 그런 일정은 안 된다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2장을 일주일동안 나가기로 했다.
약 8개의 문장이 있는 4쪽을 주말에 나와 풀고,
주중에는 딱 3일, 그 문장을 듣고, 쓰는 연습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어제 듣고 쓰기 2일차였는데, 아이가 이러다가 외우겠어. 라고 하더라.

응 하다보면 외우게 되고 그러다 보면 말하게 돼. 라고 말했다.

책 한권을 끝내는 일을, 정해진 대로 진도를 나가는 일에 질려
손톱을 물어뜯어놓은 아이에게
하루한장씩 꼬박꼬박은 방향성 자체를 잃게 만들 것이다.

영어책 읽기도 아예 말 안 하기로 했다.

나는 공부 하라고 해서 공부한 인간이 아니었다.
어느 순간 갈증을 느꼈고 그 때의 몰입을 통해 성장하였다.
요즘은 그렇게 해서는 대원외고는 커녕... 이라고 많이들 이야기 하지만,
대원외고 후배딸을 갖는 것은 나의 바람일 뿐, 그 아이의 미래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영어능력을 급속도 향상 시켰던 몇 가지 방법 중 하나,
듣고 쓰기의 반복. 그것은 그 아이의 자신감 회복에 도움이 되며, 동시에 장기적으로 듣고 쓰기, 그리고 그 문장의 구조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암튼 조바심 내지 않기 그건 엄마인 내가 할 몫인 듯 하다.

Posted by Sophie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