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읽다-말하다 시리즈 물 중 1권. 부제는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특강의 기회는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인데, 그 중 기억나는 강사 중 한 명이었던 김영하작가가 알쓸신잡에 나오면서, 또다시 시작된 궁금증에 읽게된 잡문집. (기억나는 강사 중 한 명은 정재승이다. 나영석PD의 용병술은 정말 대단하다!) 책이나 영화 등등의 매개를 기반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하고, 알쓸신잡에 나오는 그 톤앤매너가 유지 된다. 그 이야기들에 동의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느낌 이지만, 그 중 최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바로 그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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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 30-31
멀리 갈 것도 없다. 우리나라의 부자들도 이제는 집을 버리기 시작했다. 이 전세 귀족들은 고가의 주택에 거주하지만 소유하지는 않으며, 무소유의 이상에 걸맞게 대부분 차도 갖고 있지 않다. 리스회사에서 빌리면 된다. 재벌인가는 회사를 직접적으로 소유하는 대신 최소한의 자본으로 교묘하게 기재하면서 회사에서 제공하는 여러 재화와 용역을 무상으로 누리고 있다.
부자들은 이제 빈자들의 마지막 위안까지 탐내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겐 선택의 여지 없이 닥치고 받아들여야 하는 상태가 누군가에게는 선택 가능한 쿨한 옵션일 뿐인 세계. 세상의 불평등은 이렇게 진화하고 있다.
- 진짜 부자는 소유하지 않는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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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 51-52
대중은 돈과 집, 직업을 잃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렸다. '부자 아빠'들은 사망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부자 아빠'를 선택한 대중의 무의식은 아직 그들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따라서 정청의 죽음은 다소 연극적이고 신화적으로 채색될 수 밖에 없다. 그는 마치 왕위를 물려주는 늙은 왕처럼 이자성에게, 어서 나가 적들을 물리치고 왕관을 차지하라는 식의 유언을 남긴다.
'가난한 아빠'를 버리고 '부자 아빠'에게로 귀순했던 대중은 과연 그 선택을 후회하고 있을까? <신세계>는 대중의 무의식이 그 뼈다픈 후회를 어떻게 외면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보여준다. 그것은 '가난한 아빠'가 (무능할 뿐 아니라) 더 악할지도 모른다고 암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난한 아빠'와 '부자 아빠'가 모두 사라진 오늘의 세계에 남은 것은 오직 생존의 윤리 뿐이라고 믿는 것이다.
(중략)
반면 정청은 이자성에게 생존의 방식과 신념을 가르쳐주고 스스로 퇴장한다는 점에서 진짜 아버지의 면모를 보인다. 지금의 대중은 윤리적 생존 대신 생존의 윤리를 가르쳐줄 아버지를 선택한다.
- 부자 아빠의 죽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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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8
지구에 막 도착한 그녀에게는 에피쿠로스의 이런 말이 이제 예사롭지 않을 것이다.
"삶이 이어지지 않을 죽음 후에는 전혀 무서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한 사람에게는 삶 또한 무서워할 것이 하나도 없다." (알랭 드 보통, 『철학의 위안』, 청미래, 2012)
- 어차피 죽을 인생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이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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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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