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2014. 9. 25. 22:17
토마토는... 내게 경계의 대상이었다. 입에 베어무는 순간 토마토액이 사방으로 튀고 옷에도 묻는 바람에, 내게 토마토는 늘 건방진 "과일"이었다. 그래서 토마토를 멀리 하게 되었고 방울토마토 덕분에 좀 먹고 지냈다.



그랬다가 중국여행길에 만난 "판 치에 짜오딴"(토마토계란볶음) 덕분에 토마토는 채소였단 사실을 재인지하게 되었다. 이후로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는 토마토는 나의 요리의 베이스 역할을 충분히 해 주고 있다. 카레의 베이스로, 볶음밥의 베이스로, 떡볶이의 베이스로, 닭볶음탕의 베이스로 내게 없어서는 안 되는 야채가 되었다. 양파와 함께 토마토는 내가 요리에 가장 자주 사용사는 식재료 야채이다.
과일이 야채가 되는 순간, 날것 그대로 입에 베어물지 않아도 되는 순간, 형태를 유지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 변화는 사실상 시작된다. 그래, 이 스토리텔링은 자기개발 강의를 할 때도, 조직에 관해 이야기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될 나의 본연의 컨텐츠이다. 그래서 회사 사보 에세이의 주제를 변화와 발전으로 써달라는 청탁을 받았을 때 나는 토마토를 떠올리기는 했었다.
하지만 사실 지금의 나는 이 이야기를 하려고 토마토 이야기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 토마토를 갈아서 닭볶음탕 육수의 베이스로 사용하는 순간, 토마토도 닭볶음탕도 달라진다. 최근 지인과 대화를 나누며 나도 토마토를 갈아 넣는 관점의 차이를 경험했다. 나는 꽤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었는데, "토마토를 갈아넣어!" 같은 혁신적인 차원의 해결책을 지인은 제안해 주었다. 그제야 나는 "토마토=과일" 같은 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제 나의 고민은 해결책을 모른다기 보다는 "jump in"의 행위를 나만 하면 되는 차원으로 접어들었다. 내 방식대로 여러번 마음으로 실패의 가능성을 접쳐보고 진짜로 실행할 가치가 있으면 실행하면 되는, 결단의 문제로 접어들었다. 올해 8월의 jump in처럼 또 한차례의 "그냥실행"을 하면 되는 순간.


Posted by Sophie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