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끊기]2013. 11. 13. 00:00


밀가루 끊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탈리아 여행 때는 당연히 밀가루 끊기 잠시 중단했지만, 오가는 비행기에서도 밀가루는 먹지 않았고, 돌아와서도 지속 중이다. 아직도 하냐는 질문들도 여전히 받고 있지만, 이탈리아 여행을 하며 건조하기도 했지만 밀가루를 먹었는데, 또다시 건선이 일어난 것을 보면, 내게 밀가루 끊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셈이다.


밀가루 끊기와는 다른 이야기인 듯 한 맥주이야기. (왠지 잘못한 것 같으니까 속삭이는 모드로 이야기하자면) 술 중에서도 맥주는 되도록 마시지 말라는 의사선생님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가면 늘 그 나라 맥주를 열심히 마신다. 한국 맥주는 맛이 없어서 별로 즐기게 되지도 않고 그래서 한국에서는 안 마셔도 아쉬울 것이 없으나, 여행지에서는 산지 맥주의 다양성에 놀라고, 그 다양한 종류를 맛보는 것은 여행자의 의무이니 당연히 마트에 가서 맥주코너를 유심히 살펴보게 되며, 늘 마시게 된다.


물론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도 마트에 가서 맥주 코너에서 구경하다가 "글루텐프리" 맥주를 접하게 되었다. 이 말은 뒤집어 말하면 사실 맥주는 밀로 만들기 때문에, 그렇다면 밀가루 단식 중인 나는 맥주도 마시면 안 되는 음식이었다는 것이다. 밀가루 단식에 대해서 공부하다 보면, 의외로 글루텐 알러지를 가진 자들이 많고, 나도 글루텐 알러지가 생긴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맥주가 밀가루 단식의 대상임은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탈리아 마트 맥주 코너에서 한숨을 쉬었었다.


그래도 여행 중에는 밀가루 단식 중단 상태이니, 글루텐프리가 붙지 않은 정통적인 이탈리아 맥주들을 마셨다. 사실 이탈리아는 워낙 와인산지로 유명하여 이탈리아의 술하면 TOM의 위치를 와인이 차지하지만, 이탈리아 맥주는 원래 맛있다. 특히 달콤함과 깊은 맛의 공존은 맛봐야 알 수 있고, 이탈리아 화덕 피자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 물론 내게는 여행지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아이템이지만... 이번에는 Birra Moretti, Peroni 등등 한국에 수입된 브랜드이지만, 수입되어 있지 않은 라인을 마셨는데,역시 맛있었다. 


그런데, 이제 "여행 중에만 밀가루 단식을 일시 중단한다"는 대원칙에 따라, 한국에서는 맥주를 마시지 않아야 한다. 사실 이런 다짐은 안 했었는데, 지난 주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맥주를 마셨고, 여행이후 한달만에 어렵게 가라앉힌 건선이 다시 일어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맥주도 밀가루였다... 


이런 충격적인 새로운 발견을 하고, 나는 고민 중이다. 소주도 안 마시기 때문에, 맥주는 회식 자리에서 피하기 어려운데... 식사 때 밀가루를 안 먹는 것은 은근 민폐지만, 맥주도 소주도 안 마시는 나는 완전 민폐인 듯 하다. 어떤 수단을 강구해야 할지 고민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글루텐프리 맥주가 수입되거나 생산되는 것이다. 요즘 식품 코너에 가면 글루텐프리가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괜시리 바삭한 것에 대한 강한 욕구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오늘 백화점에서 유아용 식품 코너를 기웃거렸다. 유아용 스낵은 대부분은 자연건조이거나 굽기 때문에 먹어도 될 것 같아 어슬렁 거리다가,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글루텐프리 아이템을 구매해왔다. MSG도 없고 소금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순수하게 바삭함만을 제공하는 쌀와플. 바삭함을 향유하기 위해 고지식한 독일인들을 믿어보는 수 밖에 :-)



(Ricewaffle without salt / gluten free 라는 의미임)



(업로드 하는 김에 하나 더. 좋아하는 진저츄인데, 이 아이도 gluten free. 

글루텐프리 식품과 맥주가 더 늘어나기를!!!)



Posted by Sophie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