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엄마이야기]2020. 2. 10. 01:51

균형을 중시하는 우리가 P 와 Y 사이를 나눠서 두었다. (신랑 생일)




할머니
라고 부르고 나온 우리가
곧 할머니가 될 거라서 할머니라고 한 거야.

보통은 호칭을 잘못 한 다음에 엄마 하면서 웃는데.

—-

컨디션이 안 좋아서
신랑이 한약을 바꿔야 될 것 같다며
혀를 보며 사진을 찍는데
우리가 옆에서 혀를 내밀길래
우리도 사진 찍어주라고 신랑한테 이야기 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잠시후 우리가 내게 말했다

아까 내 혀를 찍어달라고 한 게 아니고
엄마가 아픈가 걱정되서 본 거야.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20. 2. 9. 02:11

물티슈로 신발 만들어 신는 우리

미니 고치다가 꽃 받고 포즈. 미래 백일 꽃이지민 우리 언니 된지 백일꽃으로 증정.




(식구들의 칫솔을 교체하는 걸 보고 4일쯤 흘렀을 때)
엄마 칫솔을 오래 쓰면 곰팡이가 생겨?
응. 어떻게 알았어?
생각을 했지.
엄마, 생각은 눈도 있고 손도 있고 발도 있어서 걷기도 하고 뛸수도 있어. 생각은 살아있어.

—-

재우는데 잠이 안 드는지 잠든 나를 깨우다가 타박듣고 (부채질을 엄마가 멈춰서 자기가 못 잔다는 스토리로 깨움) 한시간만에 잠들다가

엄마도 잘자. 좋은 꿈 꿔

—-

정월대보름. 달 보며.

우리 식구 모두 건강하게 해주세요.

기도하는 우리.


—-
실수로 장난감 손에서 놓쳐서 미래 이마에 맞았는데 다행히 큰충격도 없고 상처도 없었지만 분유 먹다 머리 부딪힌 미래도 울고 우리도 울고.

다음날 조용히 미래 이마를 만지며

미안해

하는 아기. 우리.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20. 1. 20. 12:59

 

 



내가 알려줄께
우리 머리에는 생각이 있어
생각이 아주 많지
꿈과 생각은 친구야
우리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생각은 멈추지 않아
자는 동안에도 엄마가 보고 싶다고 생각을 하다가 꿈도 꾸지만
잠에서 깨고 나면 잠도 꿈도 저기 가 버리지만
생각은 남아 있지
생각은 없어지는 게 아니야

———-

그녀의 패션감각. 칭찬합니다.

—-

그녀의 핸드메이드 칭찬합니다
둥글둥글 가위질

——



——-




트림이 거대하고 크고 멋있었다

 

양치하다가 트림 나오자 특유의 발랄한 웃음과 함께 한말

————

올해의 소원은 엄마를 잘 도와주는 거
그리고 봄에 미래 크면 놀이터에서 자전거와 씽씽이 타는 법을 알려주는 거

 

 

고마워 우리딸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20. 1. 20. 02:12

 

 





자꾸 안아달라고 하면 엄마 팔목 부러진다 자꾸 걸어다니라고 하면 엄마 허리 부러진다
그렇게 자꾸 방을 바꾸면 엄마는 잠은 언제 자 엄마 발목 부러지겠다 (방은, 자다가 이런저런 핑계로 엄마 찾는 우리 때문에 바꾸는 건데...)

——




엄마 오늘 나 혼자 자는 거야?

아니 엄마랑 미래랑 같이 자는 거지. 엄마가 미래옆에 누웠다가(침대위) 우리옆에 누웠다가. 그러다가 미래가 배고프다고 하면 거실 가서 먹이고 오지

그럼 미래 먹이러 나갈 때 꼭 나 깨워서 데리고 가. 나는 외로운 거 싫어
——

내가 미래보다 늦게 태어났으면 좋겠어
그럼 내가 계속 안 기디려도 되잖아

그런데 둘째이자 삼남매 중 중간인 내 입장에서 보자면 첫째에 대한 무한애정은 절대적이다. 아직 우리는 모르겠지만...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20. 1. 4. 01:56



우리의 겨울방학 워킹데이 기준 6일 (주말. 크리스마스. 등 포함 12일) 의 마지막 평일에 우리만 데리고 외출을 했다 멀리는 못 가고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여름에 본 “공룡은 살아있다”가 재미있었는지 또 보고 싶다고 여러번 이야기 해서 혹시나 하고 보니 “장화 신은 고양이”가 해서 오전 11시 예매 하고 13:30 어린이박물관 예약해서 점심 도시락 싸서 다녀왔다.
모든 것은 대체로 좋았다 문제는 돌아오는 길에 잠든 우리가 밤잠이 오지 않았던 것. 나는 오랜만의 외출에 유모차를 밀고 다녀오는 길이 고단했던지 책을 읽어주면서도 졸고 기도를 하면서도 졸았고 그러다가 잠들었다. 우리는 나를 깨우고도 한 시간을 더 누워 있다가 잠들었다 고단한 차에 단잠을 깬 나는 짜증이 나서 휴대폰을 보고 있었는데 목이 마르다고 하고 (머리맡 테이블의 물컵을 가져다 달라는 말이다) 엄마는 피곤해서 안 된다고 하니 기어가서 갖다 달라고 하는데 “그러니까 아까 엄마 잠을 깨우지 말았어야지”하고 짜증이 막 나고 나는 결국 물을 가져다 줄 거면서... 그리고 또 휴대폰을 보는데 “그래도 나는 엄마가 내 옆에서 휴대폰 보는 게 좋아” 하는데 마음이 아리다. 친절한 엄마 되기는 의외로 참 어렵다. (결국 수면부족과의 싸움인가)!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20. 1. 2. 23:50

 




[어휘력 확대 중]


나는 평생 엄마를 기다렸어
평생은 어디서 들은 거냐

——

(이러다 없어질 것 같은데) 아니야. 우리집엔 괴물도 없고 유령도 없고 악당도 없어. 우리 집엔 평범한 사람만 살아서 괜찮아
평범은 어디서 들은 거야
——
유치원에서 가나다라 쓰기를 배우는데 갑자기 다가 생각난 모양 (이미 타카도 배웠는지 산타클로스 를 초성으로 알아봄) 다를 쓰기 시작 그 날 양파링을 보더니
나 양파과자 먹고 싶어 (뜯어줌. 한 입 먹더니 안 먹음) 엄마 나 양 쓸 수 있어. 동그라미 동그라미 그리고 이렇게. 엄마 나 다 도 쓰고 양도 써. 나 다양을 쓸 수 있어. 다양하다 그 다양.
다양은 어떻게 안 거지.


——-
——-

[우리의 기억력 자랑]

엄마 나는 다 기억해 엄마가 아기 낳으러 병원 갔을 때 ㅇㅂㅎ 할아버지하고 블록 놀이 했지 엄마가 병원에 있는 동안 나는 ㅊㅇㅎ 할머니하고 살았지 엄마가 집에 올 때 ㅂㅈㄴ 할머니가 아기를 들고 왔지

——

엄마 나 그거 알아 나 두 살 생일 지나고 갔던 호텔에서 놀이터 갔을 때 생일 세번 지났나 물어봤지 (한국나이기준 세살 때 인데 세살이상 놀이터라고 말하면 이상해) 그래서 엄마가 몰래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그럼 슈즈 벗고 놀라고 했지 엄마가 그리고 다음날도 세살이예요 대답하는데 내가 신발 벗었어요 했지? 웃기다. 푸하하하 (진짜 행복한 목소리로 웃는다)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19. 12. 15. 05:01
엄마한테 안겨 있는 아기가 부러운 첫째아가가 자기가 누울 거라고 아기는 X 해둔 거

 

잠든 아기 눕힐 때 가슴으로 덮어서 눕힌다고 아기가 울자 자기가 그러길래 몸에 힘을 빼야 한다고 실제로 몸을 덮지는 않는다고 하자 처음엔 삐쳤다가 이렇게 하면 되냐고

 

사람들을 스마일 입으로 그리는데 (애착관계가 잘 형성된 거라고) 아기는 울 때 이런 입이라고...

 

미래야 우리언니가 많이 사랑해. 언니한테 잘 해 줘야 해.

우리는 120일 정도 밤낮 없이 안겨만 있었다. 많이 울었고 조금 먹었고 누워서는 안 잤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안고 있었어”라고 이야기 해줬었는데 요즘 그 때 그 아기가 되고 싶다고. 산타할아버지한테 선물로 자기를 아기로 만들어 달라고 해야 겠다고.

안쓰러운 우리예쁜우리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19. 12. 11. 00:57




“아무도 나한테는 사랑해 라고도 안 하고 우리예쁜아가 라고도 안 하잖아 난 너무 속상해 “
라며 갑자가 울먹인 첫째딸 우리. 매번 해줘도 그건 그게 아닌 거다. 그래서 재워주며 말했다.
역시 “4년 한달 19일”의 길이를.
그리고 “아가한테는 안 해주고 우리에게만 해주는 것들” 찾기 놀이를 했다. 그러다가 그 리스트는 아기는 못 하는 것으로 맺어지기는 했지.
섭섭할 것이다. 충분히 이해한다. 그럴 때 언니니까 참아야 한다가 아닌, 한 인간의 삶을 인지시켜 주는 것. 감정이 생각에 매몰되지 않도록 낯설게 만들어 주기. 육아에게 적용되는 나의 인본주의!
참, 자기는 네다섯살 된 이후로 아기 아니고 언니라고 주장하더니 갑자가 아기라고 불러도 된단다. 아기는 귀엽고 예쁘고 좋지만 자기도 아기이고 싶은 우리예쁜우리!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19. 12. 11. 00:53




날이 크게 안 춥다길래 일요일 우리와 함께 집앞으로 외출
그래봐야 어른 걸음 5분쯤 걸리는 정육점 들렀다가 어른 걸음 5분쯤 걸리는 꽈배기집에 들렀다가 어른 걸음 7분쯤 걸리는 투썸에 들러 딸이 좋아하는 마카롱 사서 어른 걸음 7분쯤 걸려서 집에 돌아오는 코스였지만.
너무 신난 우리는 정육점 사장님한테 “엄마는 요즘 밖에 못 나오는데 오늘은 더워서 나온건다. 나는 동생이 생겼다”고 자랑
정육점과 꽈배기집 중간에 있는 문방구는 지나치지 못 하고 스티커와 저금통 구입. 저금통은 친구들 도와줘야 한다고.
투썸은 생긴지 십년도 넘었는데 나름 오래된 단골임. 마카롱 사러 갔더니 케익 고르길래 조각케익으로 사줌. 사장님이 단골 캐어 차원인지 늘 친절하신데 아이와 가면 늘 작은 종이컵에 아이스크림을 적지 않은 양을 주신다 오늘도 주셔서 몇 숟갈 먹다가 집에 돌아옴
오늘의 신나는 일은 엄마와 처음으로 외출한 일이라는 우리딸. 이제 막 50개월 되었는데 언니 노릇하느라고 우리가 마음 고생이 많다
쪽쪽이 물려서 동생을 재우기까지 하는 육아도우미.

마음이 들떠서 저 스커트 챙겨 입으심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19. 12. 7. 01:13


같은 방에서 50개월이 막 넘은 우리와 35일이 막 넘은 미래와 같이 자는 밤

짧은 기록

———-

엄마 제일 귀여운 건 미래야. 두번째는 엄마고.

첫번째로 귀여운 건 우리야.

아니야 엄마. 미래는 제일 작아서 제일 귀여워

우리예쁜미래
우리예쁜아가
(내가 맨날 자기 볼을 양손으로 감싸면서 우리예쁜우리 라고 하자 어느 순간 우리예쁜엄마 라고 하더니 요즘은 동생이 그렇단다)

——

둘째 태어난지 한달. 집에 온지 2주일.
아직까진 덜 아슬아슬하게 지내고 있다.
유치원에서도 퇴행은 안 일어나고 오히려 배려심이 더 생겼다고 연락이 왔다.
그래도 계속 살피게 된다. 내 첫사랑이 상처입을까봐. 내 영원한 짝사랑 우리.

========

아기가 울면 모두가 달려가서
아기 이쁘다 해주는 동안
나는 기다리고 또 기다리잖아

(출근하는 엄마아빠에게 네살 때
“기다려도 안 오고 기다려도 안 오더라” 라고 한 적 있음)

——-

오늘 샤워는 할머니랑 할거야 엄마랑 할거야?

엄마랑 할 거야!

가위바위보 내서 이기는 사람이랑 하자

그래 할머니는 보자기 내
(입모양으로 나에게 가위 내)

우와 엄마가 이겼다.


——-

아기가 울어서 엄마가 달려가면
그 자체만 생각나도 눈물이 난다는 우리 첫째 아가

요즘 취침시간이 늦어져서
왜 그러냐고 물으니
자기 잠들면 엄마가 나가는 것이 싫어서 라는 우리 첫째 아가

4년 한달 19일동안 혼자만 사랑받다가
요즘 좀 힘든 우리 첫째 아가

지금 자기가 아기였으면 좋겠다는 우리 첫째 아가

사랑해 고마워 를 잘 말하는 우리 첫째 아가 우리
사랑해 고마워





우리의 아가 돌보기




Posted by Sophie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