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엄마이야기]2019. 1. 10. 09:46

아이 등원과 나의 출근을 동시에 하는데...


오늘 아침 엘리베이터에서
“앗 체리 냉장고에 안 넣고 왔다”
(하트 모양으로 반 갈라서 씨빼고 주는 체리. 우리는 이걸 하트체리라고 한다)
“엄마 괜찮아, 나는 다른 거 먹어도 되니까 걱정하지마”

——

아침마다 알람을 5분 단위로 설정하고 그 알람 들으며 옷도 입히고 뭐도 먹이고 그러는데
어느 순간부터 알람오프를 본인이 하겠다고 한다 (내가 하면 화내거나 운다)

며칠전 아침 하도 오프버튼 안 눌러서 소리가 꺼지니
“너가 충전을 안 해서 소리가 안 나잖아. 내가 충전해놨어”
5분후 소리가 나자
“거봐 내가 충전해서 소리가 나는 거야.”
끄라고 갖다 주자
“내가 끄면 다시 충전해놔. 그냥 두면 안 된다”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18. 12. 31. 06:36

아이 방학이 12/28(금)~1/4(금)이라
12/28, 12/31 휴가 내고
12/27 하원부터 계속 함께 하는 중이다.

날씨도 너무 춥고 나도 감기증세로 힘들어서
집에서 빈둥거리는 중이다
겨울이라 그런지 안 자던 낮잠도 자곤 한다

—-

“우리야, 우리 오늘부터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까지 같이 놀자”
“와 신난다~
그런데 엄마 회사 안가?”
“응. 엄마는 회사 안 가고 우리는 놀이학교 안 가고”
“그런데 나는 놀이학교 언제가?”

—-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옆에서 책을 읽어준다

“그래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하길래
“그래 우리도 행복하게 살자”고 하니
“엄마! 공주들만 행복하게 사는 거야
우리는 기쁘게 살아야지
기쁘게 살자!”

내가 Happily ever after 싫어하지만 일단 읽어라 하는 마음으로 읽어줬고 또 내가 무엇을 말하면 다 기억했다가 본인 의견처럼 말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말한 적이 없는데, 그렇게 이야기 하다니 뭔가 뉘앙스를 풍겼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기쁘게” 하고 하니 뭔가 허를 찔린 듯!

—-



친구들 송년회를 우리집에서 하는데
한 친구가 배가 좀 아프다고 했다
친구들이 돌아가고 딸이랑 노는데 딸이 하는 말

“줄무늬 이렇게 있는(손으로 배부분에 가로로 표시하며) 이모는 괜찮을까?
(어디가?) 배!
꾸르르 꾸르르 소리가 나던데”

그 줄무늬 블랙니트에 회색으로 그라데이션 있는 거 였는데!

—-

점심으로 돈가스를 만들어주려는데
(돈가스를 좋아해서 한번에 만들어 냉동해 두고 먹고 싶다고 할 때마다 에어프라이어로 튀겨준다)

“엄마 뭐해요”
“돈가스 만들어”
“내가 도와줄 수 있는데”
그래서 시작된 체험학습

보통은 계란 섞어주는 걸 해준다고 하면 하게 해주는데 갑자기 계란을 깬다고. 남는 건 시간이니까 하게 해줬더니 느낌이 이상한지 이제 안 한단다.

어쨌든 돈가스 만들기는 성공


아이도 엄마도 한 끼 잘 먹음!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18. 12. 19. 09:20

아이를 등원시킴과 동시에 출근하기 때문에
출근길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등원버스가 먼저 와서 기다리는 것도 싫기 때문에
늦지 않고 아이의 준비와 나의 준비를 마쳐야 한다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밥은 세 숟가락 먹고
누워서 갈아입혀주는 옷을 입고
머리도 먼저 묶으라고 해서 그러고
내 옷을 입고 나서는데

아이가 자기 부츠를 나는 내 부츠을 동시에 신는 동안
부츠의 좌우가 바뀌어 있었는지 거꾸로 신음
그래서 다시 신는 와중에 나는 내 부츠을 다 신었더니
짜증을 냄

내가 먼저 신을 거야!

그래서 나도 짜증을 내며
그럼 나는 언제 신으라고.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면 안 되는 걸 아는데
이미 아이 시중으로 땀으로 범벅한 채로
짜증을 견딜 수 없었다

등원차량을 탈 때까지 대화는 없고
타기 직전에 우리 친하게 지내자고 했더니
울먹이는 아이

아 어렵다!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18. 12. 18. 23:04

어느날부터인가 역할놀이 중 신데렐라 놀이를 하자고 한다. 팝업북이 두권인데 뭐가 마음에 든 거지?



어느날
우리 : 우리 신데렐라 놀이하자. 나는 신데렐라
엄마 : 그럼 나는 새엄마

새엄마 : “신데렐라야 신데렐라야 책 정리 어서 해”
신데렐라 : “응 알았어” (열심히 정리)
새엄마 : “신데렐라야 신데렐라야 크레파스 정리 해야지”
신데렐라 : “좋아”

연사(엄마) : 어느날 무도회가 열립니다
새엄마는 새언니들만 데리고 무도회에 갑니다
요정할머니가 나타났습니다
요정 “신데렐라야 너도 무도회에 가고 싶니?”
신데렐라 “아니!”

———

어제
우리 : “엄마 우리 신데렐라 놀이하자”
엄마 : “그래”
우리: “오늘은 내가 새엄마, 너가 신데렐라” (역할놀이할 때는 너라고 부름)
엄마 : “아니야 내가 새엄마, 너가 신데렐라”
우리 : “그럼 우리 오늘은 신데렐라 놀이하지 말자”

———

우리 : “엄마 예슬이는 서준이 있대” “지율이도 누구 있대” (놀이학교 친구들의 동생인 듯)
엄마 : “동생이 필요해?”
우리 : “응”
엄마 : “그럼 우리 못 안아줘”
우리 : “응 나는 이제 커서 걸어갈 수 있어” (하지만 사실 매일 안아달라고 하고. 특히 아침에 놀이학교 등원버스 타러 가는 동안 한발자국도 안 걷는다)
엄마 : “그리고 엄마랑 이제 못 자고 아빠랑 자야해”
우리 : “아니야 아기가 아빠랑 자고 나는 엄마랑 자면 되잖아”

아이들의 융통성이란!

———

오늘 잠들기 직전
울먹울먹
우리 : “오늘도 물감놀이 하고 싶었는데 할머니가 못 들은 척 했어”
엄마 : “할머니가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그랬겠지”
우리 : “아냐 내가 가르쳐줬어” “물감 짜는 거랑 내가 다 가르쳐줬어”

그렇게 즐거웠구나 또 하자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18. 12. 10. 22:51

지난주 금요일 놀이학교로 데리러 갔더니
엄마와 놀이공원 가기로 했다고 이야기 했단다
그냥 데리러 간 건데 아이는 엄마와 놀러 가고 싶었나 보다
그래서 토요일에 갔다
한 반년 동안 친구들이 놀이공원 다녀올 때마다 본인도 가고 싶었는지 이야기 했었다
토요일밤에 “오늘 신났어?” 했더니 그렇단다.
“뭐가 신났어?”
“놀이공원 간거”




————-

일요일밤
“내일 엄마가 토끼차 내리면 데리러 갈 거야”
“우와 신난다. 엄마랑 같이 논다”

—————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보더니 나에게
“엄마 나 이거 만들어줘. 나 이거 사줘”
하며 텐트집을 만들어 달라. 크레용을 사달라.
우리집에는 크레용은 많고 텐트집은 사야 하는데...
그러다 내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는데

“엄마가 전화 써. 그리고 기억해. 나 이거 만들어주고 나 이거 사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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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 칠판을 가져 오더니
우리(의 본명), 엄마, 아빠, 악어, 토끼를 그리란다
그러더니 이렇게 저렇게 이으란다
마음에 안 들었는지 가져가며 이런다

“이건 연습이 아니야.
이건 미술이야.
이건 이렇게 하고 이건 저렇게 하는거야”

——————-

“언니들은 매일 공부해”
(놀이학교 5세반 언니들)
“나도 이제 매일 공부할 거야”
엄마왈 “공부는 안 해도 돼”
“아니야 공부할거야 매일할거야”



엄마도 공부는 잘 하고 매일 하고 싶은 공부 했고
지금도 공부 좋아하는데 그게 꼭 좋은지는 모르겠다...
내가 다섯살 때 날아아 덤보 코끼리 그림책을 처음 읽었기 때문에 (오빠가 읽는 걸 보고 더듬더듬 읽기 시작한 듯. 글을 가르쳐 주지는 않았다 함) 그냥 때 되면 하겠지 하는 데다가
나는 텍스트 중독이라 사실 만화책을 못 보는데 (그림은 눈에 안 들어오고 글씨만 보여서 읽다 보면 무슨 그림인지 모름. 그래서 순정만화 같은 거 본 적이 없음) 그게 좋은 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재미나면 좋겠다 딸아.
그냥 즐거우면 그걸로 좋은 거야!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18. 11. 16. 00:36

“아침이지만 내가 좀 피곤해서 우리 좀 더 쉴까”

아침에 문득 일어나 앉더니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하고
다시 누운 우리 아기.

늦게까지 자고 밥 천천히 먹고 놀이학교 가도 될텐데
등원버스 타자마자 출근해야 하는 엄마 덕에
언제나 아침잠이 고픈 아이의 수줍은 고백에
나는 마음이 저려왔다....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18. 11. 16. 00:31

B는 우리의 이모딸(내 여동생의 딸)인데 13.5개월 늦게 태어났는데 그렇게 아기라고 한다. B가 태어나고 같은 단지에 살다가 동생의 복직과 함께 이사가서 자주 못 만나게 된지 거의 일년째인데... 가끔씩 동생이 살던 아파트 입구에서 “여긴 이모집이잖아” 라고 하거나 “이모집에 놀러가자” 혹은 “B집에 놀러가자”며 가방을 싼다.
지난 주말 B가 같은 단지의 외가집에 와서 보러 간 날!

B가 아기라서 자기 마음 대로 하고 싶은 거지 뭐
-B가 우리가 잡는 책마다 자기가 본다고 울자 책을 양보해 주고 다른 책을 집어오는 걸 세번쯤 하더니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B가 낮잠 자야 되서 가자고 한 거야
-B가 낮잠 잘 시간이 지나 짜증을 내길래 가자고 했더니 더 놀아야 된다더니. 잠시 후 집에 가자고 해서. 돌아오는 길에 물어보니 저렇게 대답
-정작 본인은 낮잠을 자지 않음

너도 아직 아기란다 우리야!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18. 11. 5. 09:20

동네 언덕 위에 산책하기 좋은 숲이 있는데 놀이터가 딱 적당해서 아이를 데리고 가던 길

언덕이 가파르다
엄마 : 아이 힘들다
우리 : 엄마는 맨날 힘들어? 아니면 지금만 힘들어?
엄마 : 맨날 힘든 건 아니고 지금은 언덕이 가파라서 힘들어
우리 : 나는 유모차에 앉아 있어서 안 힘든데!
엄마 : ......



가을을 즐기며 신나게 놀았다. 2시간!
힘들어서 새로 생긴 국대떡볶이 사가려고 했는데 아이스크림만 사갈 수 있단다...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18. 10. 29. 19:22

”아까는 미안했어”

뭔가 잘못하면 바로 잘못 했다고 안 하고 치 하면서 돌아섰다가
시간이 지나면 “아까는 미안했어”
마음이 예쁘다.

—-

일주일의 혼자여행을 마치고 일주일 후 잠시 나갔다 온다고 하니
“엄마 나가면 아빠랑 뽀로로 보고 있어도 되지”
하다 옷 다 입고 나가려는데
“엄마 우리 같이 살자” 하면서 다리를 껴안음

보통은 내가 빨리 안 나가면
“약속에 늦은 것 같은데”라고 하는데
그 날은 일주일의 엄마의 부재가 길게 느껴진 모양

——-

“우리야 너 너무 귀여워”
“응 놀이학교에서 친구들이 나보고 다 귀엽다고 해”

——
“엄마가 오늘 4호선 고장이라 빨리 나가야 해”
“4호선이 뭐야”
“엄마가 타고 다니는 지하철”
“엄마 내가 혼자 4호선 타고 동물원에 갔는데 집에 오려고 4호선을 탔는데 고장이 난거야. 그래서 내려서 버스 타고 혼자 왔어”

김영하 작가가 아이가 거짓말을 한다는 건 창작의 세계가 시작되는 거라고 했는데 요즘 우리가 그렇다.

“엄마 있잖아 내 말 좀 들어봐요”
(중략)
“그래서 그 괴물이 사당역 옆에 있더라고”
“사당역을 어떻게 알았어?”
“놀이학교 선생님이 말해줬지”(당연한 걸 묻는다는 뉘앙스)
“그럼 우리는 어디에 살아”
“13층”

현실과 상상 그 어딘가의 13층!

——-


토요일 아침 오무라이스를 해 달라고 해서 만들어준 미니마우스 오무라이스.
보더니 바로 미니마우스잖아 그러더니
“이건 당근으로 만든 거잖아”
“별을 만들어줘. 오리를 만들어줘”
결국 엄마는 가위로 당근 공예를 했다는 후문.

Posted by Sophie03
[우리엄마이야기]2018. 10. 26. 17:53

내내 메모장에 저장만 하다가 생각난 김에 업로드

​​내가 이쪽(창가)쪽에 앉으면 좋을 것 같은데
-하와이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자기 좌석이 가운데라는 사실을 알더니 한 말

날개가 있고 길어요
-소아과 선생이 비행기가 어땠냐고 묻자 한 대답.
크다고 말 할 줄 알았는데 공항 창문으로 보거나 본인이 직접 탔으니 이 아이가 본 느낌은 큰 게 아니라 긴 거 였다

하와이에 가면 뽀로로를 볼 수 있는 거죠?
-너무 피곤해 보이는 아이에게 식당에서 뽀로로를 보여준 게 화근이었나. 자꾸만 보여달라고 해서 여긴 하와이라서 보여준 거고 서울에 가면 이제 못 본다고 했더니 서울에서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서울에 가서 엄마 볶음밥 먹고 다시 하와이 와요
-여행 말미 엄마볶음밥(이 아이의 소울푸드) 먹고 싶다고 해서 서울에 가면 해준다고 했더니 한 대답. 둘다 한번에 가질 수가 없단다. 아가!
-결국 엄마는 귀국 이후로 새벽 여섯시에 볶음밥을 연달아 세번 했다고 한다

오늘은 산에 안 가요? 나 오늘은 걸어갈 수 있어요
-다이아몬드헤드에서 거의 한 걸음도 걷지 않아 내가 안고 갔는데 그다음날 아침에 한 말

엄마 봐요 미키가 움직여요 미니가 움직여요
엄마 미키가 말을 왜 안 해요?
-조기교육의 힘. 미키와 미니는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캐릭터가 인형들이 있다.
그런데 자꾸만 말을 안 한다고!! (아울라니 디즈니리조트)

“엄마 왜 반짝거리는 미키 머리띠는 없어요?”
-오리지널 머리띠와 반짝이는 머리띠 중에 고민하다가 오리지널을 단호하게 고르더니 그 다음날 하는 말
그래서 “어제 이 머리띠로 서진이가 골랐잖아”
“그럼 내일은 반짝이는 머리띠 사러 가자”

“어떤 할머니가 내가 아이스크림 떨어뜨리니 “어!어!”했지!
-하와이에 도착하면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했고 도착한 첫날 오후 사주러 갔는데 본인이 들고 먹는다더니 내 커피 기다리는 사이 떨어뜨림. 그래서 정리하고 등등등 하고 다시 아이스크림을 받아서 (돈을 안 받더라) 나오는데 한 말. 할머니는 아니고 화이트톤의 금발의 아줌마 였는데 아마 하얀 머리 할머니라고 생각한 듯.
그리고 “어!어!”는 정말 원어민 발음. 그것만 ㅋㅋ

잠자기 싫어하는 아이를 재우다가
머리를 쓰다듬어 줄까 했더니
정색하며 “걱정하지말고 자”

추가.
하와이 입국 수속할 때
우리가 대한항공에서 받은 뽀로로 인형을 들고 있었는데
수속관이 이 인형은 니 친구니? 하고 물었는데 갑자기 우리가 “뽀로로야” 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so cute”하며 도장 찍고 입국 수속 끝.
가끔 깜놀하는 아이의 인사이트

Posted by Sophie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