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otation]2012. 11. 25. 22:12

"세상에 나쁘기만 한 일은 없습니다"


이 말은 KBS 드라마 '그저바라보다가'에서 구동백(황정민)이 한지수(김아중)에게 하는 말이다. 시청률은 그렇게 높지 않았지만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드라마였다. 구동백이 머리가 복잡할 때는 우체국에서 소인을 찍습니다 했던 그 말과 세상에 나쁘기만 한 일은 없습니다 라고 한 말은 살면서 종종 스스로에게 되뇌여 해 주는 말이다.


어감은 흔히 이야기 하는 '새옹지마'와는 다르다. '새옹지마'는 길흉화복은 예측불가하게 바뀌어 좋은 일에 좋아할 이유도 슬픈 일에 슬퍼할 이유도 없다는 의미가 더 강한 반면, "세상에 나쁘기만 한 일은 없습니다"는 나쁜 일이 일어나면 동시에 그 안에 좋은 일도 있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즉, 이번에 힘들었으니 다음번에 괜찮을거야 라고 말해주기 위해서 쓰는 문장이 아니라, 지금 참 이렇고 저렇고 후지지만 그래도 괜찮아, 왜냐하면 이 일에도 잘 살펴 보면 좋은 의미도 있으니까, 라고 말하고 싶을 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문장이다.


동백이는 지수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 

"세상에는 정말 나쁘기만한 일은 없는 거 같습니다. 또 슬프기만 한 일은 없는 것 같고요. 지수씨 행복하고 싶으시죠? 그럴려면..웃는 것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항상..웃으실 거죠?"


나는 사실, 올초에 스스로를 자책하며, 왜 그랬을까? 생각도 많이 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던 순간이 있다. 그 사건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는데, 그 때 스스로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이, 이 말 밖에 없었다. "세상엔 나쁘기만 한 일은 없다"

이상하게도 "인간사 새옹지마"가 떠오르지 않고 "세상엔 나쁘기만 한 일은 없다"는 문장을 되뇌인 것에 대해서 최근에야 답을 찾았다. 짧고도 긴 인생 살아 오면서, 인생에는 "끝"도 없고 "비상구"도 없고, 잠시 잠깐 pause 버튼을 누르고 쉴 수 있지만, 그것도 일시적인 상황일 뿐, 지속적으로 play 버튼이 눌러져 있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인생을 살아내는 것이 내가 삶을 살면서 하고 있는 큰 숙제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제서야 뼛속깊이 깨달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번에는 좋은 일이 찾아올 거야 하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이 일도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을 거야 하고 생각하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잘 생각해 보면, 잘 돌이켜 보면, 한 걸음 멀리서 그저바라보다가 알게 될 것입니다.
"세상에 나쁘기만 한 일은 없습니다" 




그저 바라 보다가

정보
KBS2 | 수, 목 22시 00분 | 2009-04-29 ~ 2009-06-18
출연
황정민, 김아중, 주상욱, 전미선, 이청아
소개
우체국 말단 공무원인 평범남이 어느날 갑자기 운명처럼 만난 톱스타와 6개월간 계약 결혼을 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유쾌한 로맨틱 ...






Posted by Sophie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