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2013. 6. 26. 23:20




"꾸준함은 나의 미덕이며 성실함과는 다르다"는 나의 의견에 친구가 질문을 던졌다. 

"꾸준함과 성실함의 차이는 무엇인가? "

우선 꾸준함의 세상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다만 내가 즐겁고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일 뿐 이것을 한다고 해서 내가 옳거나 혹은 틀린 것이 아니다. 그냥 나는 스페인어 공부를 하고 밀가루 단식을 하며 요가를 할 뿐이다. 반면에 초등학교 방학숙제 중 일기쓰기는 나도 싫어했는데요, 이 숙제는 성실함을 기본으로 한다. 해야만 착한 어린이가 되고 안 하면 나쁜 어린이가 되는 양자택일적인 사상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꾸준함에는 타인과의 비교나 1등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지난 번 글에서도 썼지만 나는 요가를 상당히 늦게 배워가고 있는데 사실 별로 스트레스가 없다. 나보다 훨씬 늦게 시작한 사람이 handstand를 멋지게 하면 "우와, 멋지다" 하며 보지만 그게 전부이다.  그 사람에게는 그 사람만의 때가 있고 내게는 나만의 때가 있다. 나는 Handstand를 못 하는 대신 천천히 차근차근 뭔가 늘 느끼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된다. 누군가와의 속도가 다른 것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니므로 신경쓰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대부분 별로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밀가루 단식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여러번 썼고. 요가를 예를 들면, 보통 회사 근처나 집 근처에서 요가를 하느냐고 물어본다. 사실 나는 예전에 한 번 요가를 시작했다가 바로 그만 둔 적이 있다. 오랫동안 요가를 해 온 친오빠와 이야기를 해보니 요가와 내가 맞지 않음이 아니라 그 스튜디오와 내가 맞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친오빠는 시간이 맞으면 본인의 요가스튜디오도 내게 잘 맞을 것이라고 추천했고(오빠도 거의 십오년간 한 구루에게 요가수련을 하고 있고 오빠의 결혼식에 구루도 참석했는데 나는 사실 그날 구루의 얼굴을 보고 요가를 해야 겠다고 결심했을 만큼 평화로워 보였다.), 나의 좋은 친구도 본인이 다니는 요가스튜디오를 계속 추천했었다. 친오빠가 해외에 나가 있었던 기간 동안 친구의 요가스튜디오를 가게 되었고, 오빠의 이야기대로 요가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스튜디오와 나의 문제였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문제는 그리 가깝지 않다는 것인데, 사실 거리는 큰 문제가 아니다. 주에 두 번 요가스튜디오를 가는 길,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크게 어렵거나 귀찮지도 않다. 
생각해보면 나의 꾸준함은 그냥 계속하는 것이며, 그 계속하는 일이 큰일이 아니야(It's not a BIG DEAL류의...) 라는 생각 때문에 계속하는 것일 뿐이다. 계속 하고 있음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그저 해 나가고 있을 뿐이다. 

물론 성실함도 좋은 것이다. 성실함이 틀리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성실함을 원동력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성실함이 필요하고, 다만 나에 있어서만은 성실함이 아닌 꾸준함이 어울린다. 큰 문제삼지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고 왠만하면 평가하지 않고, 그저 꾸준히 해 내는 것 뿐이다. 내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그러해 왔듯이!

Posted by Sophie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