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2013. 12. 4. 00:53



산다는 것과 초월한다는 것




오쇼 라즈니쉬




산다는 것과

초월한다는 건 다르다


산다는 건

무엇을 떨쳐 버린다거나

말을 하지 않는다거나

사람들과 인연을 끊는 걸, 그러나

초월한다는 건 그 모든 것을

마음 안에서 다 이뤄 내는 것이다


산다는 것의 주체는 육체지만

초월한다는 것의 주체는 마음이다






이 시인의 시집을 책장정리를 하면서 방출한 것 같다. 그래서 오래전에 적어둔 몇편의 시들만 볼 수 있는데 갑작스레 오늘밤 이 시 생각이 났다.


나는 요즘 별로 신나게 살고 있지 않다. 뭔가 시큰둥하고, 하다못해 책들을 마무리하는 일조차 왠지 어려워서 새로운 책들을 시작만 하고 있다. 언젠가 휘리릭 다 마무리 하리라는 것을 아는데도 영원히 그 책들이 쌓여만 갈 것 같다.


페이스북도 "무언가에 대해" 의무가 되어 가는 것 같아 계정을 비활성화 하였다. 연말 기간이니 페이스북을 통해 연말 모임들이 생겨날 것이고, 응당 나도 얼굴을 비춰야 하지만, 문득 그냥 페이스북 계정을 비활성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IXUS400,,2003년 12월, 시청 주변)



길을 걷다가 멈춰서지 않고 찍은 사진인 것 같은 그런 시간인 셈이다. (교훈적으로) 모든 것이 때가 있고, 이것 또한 지나갈 것이라고, 나도 알고 있지만, 나도 이런 순간에 처했을 때는 그저 살아가기 위해 살아간다. 무엇을 떨쳐 버린다거나 말을 하지 않는다거나 사람들과 인연을 끊는 것이 삶의 수단 혹은 삶의 중요한 한부분이 될 때도 있는 것이다.


알고 있다, 나는 잘 사는 사람이고, 삶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잘 찾는 사람이고, 또 불현듯 꺄르르르 웃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초월적인 삶을 살기가 참 어려워서, 그저 살아가는 것에 촛점을 맞추고 최선을 다해 시간을 살아내고 있다.


# 그런데도 연말 모임들은 지속되고 있으며, 내향적인 나는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이다. 조만간 에너지 충전 작업을 진행해야겠다.

Posted by Sophie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