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끊기]2013. 8. 11. 22:17
2013.2.10~2013.8.11 동안 밀가루 단식 중이다. 그래도 먹게 되긴 하고 그동안 대충 1리터 페트병 정도는 먹은 것 같다. 밀가루 떡볶이 3회, 튀김옷 등등. 통인 시장 기름 떡볶이, 탱크의 국물떡볶이, 애플하우스 떡볶이를 각1회 먹었으니 후회는 없다. 그래도 종종 너구리나 비빔면을 먹고 싶기도 한데, 여전히 안 먹고 있다.
그럼 이쯤에서 여전히 안 먹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사실 내가 여전히 내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아직도 안 먹느냐? 그냥 의지를 확인하고자 하면 반년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드니까. 하긴 고등학교 3학년때 13개월동안 극장에 안 간 적이 있긴 하다.
아무튼 내 맘인데, 내가 안 먹는 건데 무슨 문제인가 여전히 생각하지만 효과에 대해서 말하면 이런 것들이 있다. 사실 몇번 말해서 신선하지도 않다.
우선 소화가 잘 된다. 역으로 밀가루 떡볶이를 먹고 속이 꽤 안 좋았다. 또한 튀김류(히레까스, 프라이드치킨) 먹고 나면 껌뭉치를 먹은 냥 속이 갑갑해 옴을 바로 느낀다. 그래서 굳이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또한 피부건선이 나아졌다. 완쾌는 아니지만, 붉어지며 동시에 염증스러워지는 상황이 아니고, 살껍질이 벗겨진 듯한 상태로 유지 중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사실 증상이 심할 때는 그 부위에만 열이 더 올라 아주 괴로웠는데, 사실 요가를 하면 내부의 에너지가 차오르고 대신 외부의 체온이 낮아졌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그것과도 조금의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어쨌든 지금은, 완쾌가 아니라도, 참 좋다.
그리고 오래되니 군살이 빠지는 느낌이다. 눈에 보이게, 파격적이지는 않아도, 등허리 등등 살이 다 빠져야 마지막에 빠지는 부위가, 단독으로 날씬해진다. 사실 몸무게의 변화도 없는데 말이다. 뽀로지가 적게 나는 것도 장점.
그러니 이제 내게 왜 아직도 하냐고 묻지 말기를. 해보면 좋은데, 쉽게 실천할 수는 없는 것도 알고 있어서, 당신도 해보시라고 말하지 않는 것과 동일한 관점에서 볼 때, 나도 왜 아직도 하냐는 질문을 받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래도 생각한다. 생일날에만 라면을 먹을까, 통호밀빵을 먹어볼까... 그래, 사회생활하며 밀가루를 백퍼센트 끊는 것도 어렵고, 이미 맛을 다 아는데, 모르는 척 안 먹는 것도 꽤 어려운 일이다.
결론적으로 밀가루 끊기는 내가 세상에서 하고 있는 최고의 수련 중 하나이다. 얽메이지 않겠다는, 언제든 자발적으로 끊어낼 수 있다는, 혼자하는 수련. 계속 성공하기를 혼자 기원해본다.


Posted by Sophie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