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ary]2013. 5. 18. 22:28




지난 3월 생일날, 나는 책선물과 함께 시선물을 받았다.





책보다도 이 시를 두고두고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시를 선물로 받다니! 그것도 회사 동료에게 손으로 곱게 적힌 시를 받다니! 이 시의 작가는 영국의 극작가이며 시인인 Robert Browning이란다. 때로 그런 시가 있다, 투박할 정도로 단순한 언어를 사용하였는데, 마음을 울리는 그런 시가 때로 내 눈앞에 나타난다. 이상하게 이시가 그런 시라서, 꽤 오래 지켜보다가 작가를 찾아보았고, 작가를 알아낸 후에는 작가를 검색하다가 이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 나는 여전히 유투브 동영상을 바로 플레이하는 법을 모르겠으므로, ☞ click !! ##





이 시를 내게 선물한 '별'은 내게 이 시를 이 책의 속지에 적어, 사실은 책을 선물한 것이고, 그리고 '이 책을 좋아하실 거예요' 라면서, '이 영화 안 보셨어요? 재미있어요!' 라고 이야기 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시를 읽고, 이 책을 읽고, 이 영화를 순차적으로 보았다. 그런데, 책 이야기는 쏙 빼고 이 시와 영화 이야기를 해보려고 이 글을 시작했다. 




카모메 식당의 여자들

저자
황희연 지음
출판사
예담 | 2011-10-01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인생의 진심을 아는 여자들과의 따뜻한 수다!영화 ‘카모메 식당’...
가격비교



이 책 이야기를 쏙 빼버리는 이유는, 이 책의 작가는 "가진 것을 제자리에 두고, 스스로 빠져나와 꿈꾸던 세상에, 혹은 엉뚱한 세상에 접어든 여자들"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적어두었다. 책을 읽는 동안, 응 그렇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는, 작가가 영화를 보고 인상깊었던 부분과 내가 영화를 보고 인상깊었던 부분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사실 나는 작가의 그런 부분에는 별로 크게 동의하지 않지만, 영화는 재미있었고, 그리고 좋았고, 두번이나 볼 정도로 인상깊었다. (물론 이 영화로 OTA 서비스의 도움으로 두번이나 볼 수 있었다. hoppin 만세!)




카모메 식당 (2007)

Kamome Diner 
8.5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코바야시 사토미, 카타기리 하이리, 모타이 마사코, 마르쿠 펠톨라, 자르코 니에미
정보
코미디, 드라마 | 일본 | 102 분 | 200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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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인간의 온기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사실 그곳이 핀란드 헬싱키일 필요도 없고, 카모메 식당일 이유도 없고 출연자들이 모두 여자일 이유 또한 전혀 없다. 다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허전함을 채워주는 것은 따스한 밥이거나, 고소한 시나몬롤의 향기이거나, 누군가가 내려주는 커피이다.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고, 누군가는 맛있게 먹고, 누군가는 맛있게 마신다. 혹은 누군가는 술에 취해 각자 다른 언어로 이야기 하고, 위로해 주기도 한다. 








사실 식당 여주인이 홀로 식당을 지키다가, 무작정 핀란드로 떠난 미도리씨를 받아들이고, 함께 시나몬을 만들다가 점점 사람이 그리운 외로운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 사람들끼리의 우정으로 인해 삶이 풍성해진다는 솔직히 말하면 뻔한 이야기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극한 사소하고 뻔한 "식당"의 삶의 이야기는 사소하고 뻔한 감동이 있었다. 식구 食口 의 한자어를 보면 그럴 수 밖에 없기는 하다.


그런데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이 부분이다. 사실 손님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의 감정은 지속적으로 보여주므로 이들의 감정에 대해서는 손쉽게 이해가 된다. 그런데 여주인의 감정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영화가 시작할 때 나오는 고양이 이야기 나레이션과 영화 중간 대화에서 오니기리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그녀는 딱히 외로움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지, 혹은 전혀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지에 대한 단서도 나오지 않는다. 그저 단단한 존재처럼 비춰진다. 내 생각에는 그녀는 본인의 균형적인 삶에 불만이 없었고 크게 외롭다고 느끼지도 않고, 오니기리를 팔아야 겠다는 어떤 소명의식도 있었을테지만, 미도리씨와 그 이후의 관계들로 인해서 마음이 풀어지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런 변화가 수영장 scene에서 보여진다.





처음에는 수영장에서 홀로 수영을 하는 일상을 보여주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 그녀의 혼잣말은 더 이상 혼잣말이 아니게 된다.







나는 사실 찔렸는지도 모른다. 감정을 단단하게 둘러싸고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도록 보호막을 치고 사는 여주인의 모습에서 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흠칫 놀라 영화를 두 번이나 보았는지도 모른다. 결국 사람의 온기가 필요하며, 따뜻한 밥냄새가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시의 마지막이 혼자서는 할 수 없고 "관계"에 의해서만 가능한 사랑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


Save apart time to read. 

It's the spring of wisdom. 


Save apart time to laugh. 

It's the music of your soul. 


Save apart time to love. 

For your life is too short.


- Robert Browning -



읽는 시간을 따로 떼어 두어라,

그것은 지혜의 샘이기 때문이다.


웃는 시간을 따로 떼어 두어라,

그것은 영혼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시간을 따로 떼어 두어라,

그것은 인생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 로버트 브라우닝 -

 
(번역은 첨부된 EBS 동영상의 번역을 그대로 적음)


Posted by Sophie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