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ing]

[Sophie' Think+ing]Planning

Sophie03 2017. 1. 9. 23:55

나는 사업기획/전략을 업으로 삼고 있다. 사업이 서비스가 되기로 하고 제품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이 사업이든, 서비스든, 제품이든 상관없이 나의 업을 가장 잘 설명하며, 하는 일의 주요한 맥락은 바로 Planning이다. Planning을 한다는 것은, 입체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강·약점을 찾아서 "지향점"을 찾는 것이 주를 이룬다. 그 이후에는 그 지향점의 구체적 목표를 수치화 혹은 명문화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전략을 짜고, 그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실행안을 구체화하는 것이 나의 업이다. 


그런데 언젠가의 글(☞꿈꿔도됩니다1)에서도 기록하였지만, 이것은 다만 내가 하루 9-10시간을 보내는 나의 직장에서의 업일 뿐이다. 나 개인의 인생의 기획/전략은 내가 아니면 아무도 세워주지도 않고 구체화 전략을 세워주지도 않기 때문에 결국 없는 것이 된다. 이런 명백한 사실들을 알면서도 또 종종 망각하기에 나는 그냥 인간일 뿐인가 보다. 아이 엄마가 되고 바쁘고, 회사도 바쁘고, 독서할 시간도 없고, 운동도 산책도 못 하고, 나에 대한 존재가 이렇게 그냥 희미해지는 건가 보다 슬퍼만 하다가 나는 연초에 제대로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1월 8일 미사를 갔다가 들은 신부님의 강론의 한 구절. 



Homo proponit, Deus disponit (준주성범 중)



한자어로 적으면 盡人事待天命이고, 사람은 뜻을 둘 뿐이고 하느님께서 마련하여 이루시기 때문이다로 해석될 수 있다고 한다. 


구절을 기억하고 싶어 신부님께 문의 드렸더니 이렇게 적어주셨다는!

         


오랜만이다... 그러고 보니, 인간이 뜻을 세우지 않으면 아무도 그 뜻을 이루도록 해 줄 수가 없다. 한 개인의 인생은 그저 한 개인만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그 사람에게만 배당된 선물이며 숙제이니까. 


어쩌면 요즘의 나는 이런 이야기에 목말랐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이 든 이유. 김은숙의 드라마 도깨비를 뒤늦게 보다가, 나비로 형상화된 칠성님, 천지신명님이라는 신이 한 이야기에서 멈칫 했다. 신은 이렇게 이야기 했다.  



신은 그저 질문하는 자일 뿐, 운명은 내가 던지는 질문이다. 답은 그대들이 찾아라.



TVN 드라마 도깨비



TVN 드라마 도깨비



결국 답을 찾는 것은 그대들, 우리들, 그냥 나인 셈이다. 나의 인생이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가, 나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내고 싶은가, 나의 인생에서 내가 사라지지 않는 방법, 나의 시간을 내가 살아내는 것은 결국 나의 몫이다. 결국 Planning이 가장 필요한 영역은 지금의 나의 삶이다. 

그러고 보니, New Year's Resolution은 그저 Planning인가 보다. 그렇게 2017년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