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stainable MY Life]

Upgrade와 Degrade : 인덕션과 하이라이트

Sophie03 2025. 3. 27. 16:36

하이테크 마케팅을 공부하면서, 읽었던 아티클 중에 사람들은 degrade를 참을 수 없다는 내용이 있었다. 오래전이라, 그 통계는 MS office로 낸 것이었는데, 이후로 모바일디바이스 마케팅과 서비스 기획을 하면서 사람들은 절대 degrade를 못 참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디바이스 화면이 줄어들거나, 모니터 사양이 줄어들거나, 카메라 화소가 줄어드는 것, app 도 version up을 하는 순간, 다시는 마이너스 버전으로 돌아가지 못 한다. 카메라 화소 경쟁은 요즘 더는 의미가 없지만, 얼마나 zooming이 되느냐 혹은 얼마나 움직이는 사물을 명확하게 포착하느냐가 세일즈 포인트가 되었다. 곧 그 글을 써봐야겠다. 

아무튼 이것을 알고 있는 사업기획자인 나도, 2014년 나만의 집을 채워넣으면 구매하였던 하이라이트를 햇수로 12년을 사용하였다. 그 때는 인덕션이 대세로 올라오기 전이기 때문에 수입제품 밖에 없었고 하이라이트 조차 린나이가 100만원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가스밸브를 잠그는 것에 대한 강박이 있는 나로써는 하이라이트가 유일한 대안이었다. 

2년전쯤에 중간화구에 더이상 불이 안 들어왔다. 린나이 에 문의하였더니, 30만원 가량의 수리비가 든다고, 신규 구매를 권장하였다. 그게 합리적인 소비지 라고 생각했지만, 작은 화구와 큰 화구로 2년을 살았는데...

갑자기 수육이 다 익어야 되는 시간에 익지 않았고, 냄비밥을 했는데 밥이 설익고, 튀김을 하는데 기름 온도가 올라오지 않았으며 보리차를 끓이는데 시간이 더 소요되었다. 알고 보니, 큰 화구는 가운데 작은 원과 둘레의 큰 원으로 구성되는데, 가운데 작은 원에 불이 안 들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더는 버틸 수 없으니, 이번에는 당연히 인덕션 모델로 교체하였다. 흔히 말하는 장단점은 그대로 적용이 된다. 시끄럽다. 그리고 빨리 끓는다. 하이라이트는 열선이 달아올라야 하기 때문에 불이 달아오르는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래서 처음 예열시간이 필요한데 반해 인덕션은 물을 금방 끓여낸다. 그러나 상기의 특성의 차이로 인해 하이라이트의 잔열이 인덕션에서는 없기 때문에 인덕션은 냄비밥을 할 때  좀더 불을 오래 사용해야 하고, 보리차도 더 오래 우려내야 한다. 이런 차이점에 대해서 일단 적응 중이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이제 나는 하이라이트를 사용할 수 없다. 잔열을 좋아했지만, 물이 끓어오르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사람들은 degrade를 참을 수 없는 것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