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야기]2013. 2. 2. 22:08


[Sophie' Think+ing] 꿈꿔도 됩니다 ③을 쓰며 이것은 부록으로 쓰겠다고 생각했었다. 일종의 참고 자료.


'꿈'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그 기간동안의 행복을 유예해야 하는가, 포기해야 하는가, 현재의 자신은 없고 미래의 나만을 꿈꿔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나는 살면서 계속 해 왔었다. 또한 지인들에게 '엉뚱하게' 본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세가지 질문의 답을 들으면서 흔히 많은 사람들이 하는 "목표달성=행복"이라는 사고에 대해서도 늘 고민해 왔다.


우선 내 생각에는, '꿈을 위해서라면 과정도 즐거워야 한다'는 것은 사실 거짓말이다. 어른들이 쉽게 어린이/청소년들을 교화하기 위해 '참아라, 과정도 즐겨라, 그그그 훌륭한 사람들은 과정도 즐겼기에 훌륭한 사람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그 거짓말에 속아 어른이 되고도 과정을 즐기지 못하는 스스로를 자책하게 된다. (사실은 그 이야기를 하는 어른들도 전혀 과정을 즐기지 않고 있을 것이다. 만약에 그 과정이 즐겁다면 저 당위적 명제를 내세울 때, 본인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개 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어른들은 버럭 화를 내며 즐기라고 한다. 사실은 그 이야기를 하면서 본인도 즐겁지 않으면서 말이다)


솔직히 과정은 힘겹다. 손쉽게 다이어트 이야기. 살이 빠져서 날씬해지면 옷을 입을 때 태가 다르다. 당연하다. 그런데 날씬해지거나 날씬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주 힘겹다. 운동도 해야 하지만 식이조절을 해야 하는 것은 정말 큰 일이다. 후일 날씬해질 내 몸매를 생각하며 지속하기에는 과정은 너무도 힘겹다. "날씬해지기=행복"이므로, 과정의 고통을 고통으로 생각하지 말고, 행복으로 생각하여 과정을 즐겨라! 라고 말하기에는 사실 힘겹다. (나는 사실 본격 몸관리를 할 때는 허기를 즐긴다. 배가 고프니까 어서 자고 내일 아침에 따뜻한 밥을 먹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다독이게 된다. 이 때도 나는 날씬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과정을 참는 것은 아니고, 좀 있으면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작은 행복을 품고 잠들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과정을 즐긴다기 보다는 생각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목표달성=행복'의 사고보다는 난 사실 '목표는 목표이고 행복은 행복이다' 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동안 재미도 있고 과정 자체가 즐거울 때도 있긴 하지만, 사소한 행복들을 느끼기 위해서도 노력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행복이란 지속가능하거나 축적가능한 자산이 아니다. 행복은 휘발성이 강한 일회적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milestone적인 목표의 달성을 행복을 느낀 순간의 행복이 엄청나게 큰 행복일지라도 그 행복은 곧 휘발되고 일상의 삶으로 돌아오게 된다. 즉, 행복그래프를 그렸을 때 [Sophie' Think+ing] 꿈꿔도 됩니다 ③의 A씨처럼 목표달성의 경우에 아주 큰 점을 찍어 놓는다면 행복이 일차적인 차원으로 보여지게 된다. 그런데 B씨의 경우에는 숲을 걷는 순간, 이웃과 함께 하는 순간, 하느님께 기도하는 순간, 말하자면 아주 사소한 순간순간마다 점을 찍을 수 있고, 결론적으로 선으로 연결되는 이차원적인 행복을 가지게 된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인 듯 하다. 다만 A씨와 같은 행복 그래프를 가진다고 해서 인생이 잘못 되는 것은 아니지만, 커다란 행복점을 찍기 위해 애쓰는 과정 동안의 행복의 유예는 안타까운 것 뿐이다. 그러니 한번쯤 '행복=목표달성'이라는 생각을 접고 꿈/목표라는 거창한 단어를 제외하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세가지 것들"을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 제안한다. 그것이 1초 1초를 스스로의 것으로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 중의 하나이다. 


아래의 사진은 오빠에게 선물받은 독일어사전 뒷면에 오빠가 써준 글이다. 고등학교 시절의 나는 이 글을 보며 "그래 열심히 공부해야 해"하고 다독였지만, 나이를 먹고 나서는 목표달성을 위해 행복을 유예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나이를 먹으며 나도 조금씩 성장하는구나 하고 생각한다... 시간은 그렇게 흐른다.








Posted by Sophie03